처음에 우리 고양이를 봤을 때는 귀여웠다.
우리의 첫만남은 그렇게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내가 지어준 이름 '호두'.
여타 다른 고양이들처럼 나를 경계했다.
그렇다고 하악대거나 하지는 않고, 가까이 하지않고
멀리서 지켜보는 정도.
그러다가 내가 본인의 예상과 다른 행동을 하면
힘껏 등을 산으로 만들어서 나 경계하고 있다를
온 몸으로 표현하는 정도?

호두는 페르시안 친칠라 예쁜 여고양이로
나이는 내가 만났을 때는 1살 갓 넘은 아깽이.
성격은 페르시안답게 무척 도도한 고양이였다.
사람한테 쉽게 다가오지 않고, 도망가기 일쑤.
무릎냥이는 절대 없었다나.
냐옹 소리도 간식 줄 때 빼고는 잘 안낸다.
그렇게 지내면서 몇 번 쓰다듬어주고,
고양이랑 낚시대로 놀아주고.
간식도 몇 번 챙겨주고, 그러다보니..
뭐야, 어느새 나는 점점 호두한테 호며들고 있었다.
집에 도착하면 잔뜩 찍어온 고양이 사진이나 동영상을
계속 쳐다보고 무한반복하고 있다거나,
고양이에 대한 습성이나 상식 등이 있으면
무조건 찾아서 읽고,
귀여운 고양이짤을 모으고 있는 나.
고양이 사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미소짓고 헤헤 거리는
내 모습이 낯설긴 한데 어쩌냐, 너무 귀여운데..
고양이를 키워본 적이 없어서
고양이에 대해서 잘 몰랐는데,
나는 고양이들이 우다다하는 걸 좋아하길래
같이 하면 좋아할 줄 알고
호두가 도망가면 막 잡는 것처럼 뛰어갔는데
그렇게 하면 고양이의 경계지수를
미친듯이 높이는 일이라나.
같은 고양이들끼리는 그렇게 하면서 놀면서
사람이 그렇게 하면 자기를 잡으러 오는 줄 알고
미친듯이 등을 세우면서 경계해서
나는 그것도 모르고 츄르로 겨우 호감 높여놓으면
고양이랑 같이 달리면서
미친듯이 경계심을 또 올려놨다.
지금은 빠른 걸음으로 호두가 놀라지 않게 이동하는 중.
나와 호두랑 서로 낯을 가리느라 처음엔 몰랐지만,
그리고 우리 호두는 미친듯이 얌전한 아이였다.
고양이들은 목욕이나 기타 관리할 때
본인이 싫으면 미친 듯이 발광하고
주인이고 뭐고 할퀴고 공격하느라
관리하기 애먹는다는데
우리 호두는 그런 거 없다.
그저 얌전하기 그지 없다.
게다가 발톱도 사람한테 내보이지 않는다.
털을 빗다가 걸려서 아프게 하면
사람한테 공격하는 게 아니라
그 빗에 냥냥펀치를 날린다. 발톱도 없이.
힝 너무 스윗한 거 아니냐구 ㅜㅜ
아무데나 발톱자국 남기지않고,
스크래쳐에만 발톱 가는 모범생냥이기도 하다.
안 놀아준다고 집사를 보채거나 하지도 않는다.
사실 아쉽지만 놀아달라고 하지도 않는다.
나는 처음에 고양이와 친해지는 방법을 몰라서
호두가 도망가면 잡아와서
앉혀놓고 쓰다듬어줬었다는..
(지금 생각하면 미친 짓이었다.
자유도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고양이한테
속박이라니ㅋㅋ)
나중에 공부하면서 점점 고양이 인사도 하고,
호두랑 놀아주면서 친구 관계로 만들어보려고
노력 중이다!!
만나러 갈 때마다 호두한테 줄 영양제나 간식,
장난감을 사서 가는 내 모습을 보니 ㅋㅋ
역시 동물에 함부로 정을 주면 이렇게 무서워집니다ㅋㅋ
조심하세요... 왜 나만 없어, 고양이?
고양이 매력에 빠지면 답이 없어요
지나가는 길고양이만 봐도 사르르 녹는
나를 발견하게 됨!!
심지어 반려동물에 부담이었던 나도
호두라면 키울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만큼 너무 키우고 싶은 고양이 중에
100점 만점 고양이~
지금 글을 쓰는 와중에도 보고싶다, 호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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