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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일지

갑상선 암에 대해 공부하기 - 왜 수술만 해야하는 거야?

by 희랑잉 2023. 1. 31.

한동안 갑상선암에 대해 손을 놓고 있다가
누군가의 도움으로 갑상선 치료를 알아보게 되었다.
우선 면역력이 중요한 거 같아서
기능의학과에서 면역증강치료로를 했었다.
비타민D나 내 몸에 부족한 영양소 칵테일주사
그리고 고압산소치료같은 것들
암엔 직접적인 효과없고 말그대로 면역력 증강. 혹시나 싶어서 다른 병원에도 가봤다.
의사쌤에게 물어봤다.
내 상태로 가족이 걸렸어도 수술 시키실 거냐고.
의사는 내 가족이라도 그러겠다고 했다.


갑상선암은 1cm 이상이면 수술 권고다.
갑상선암이 소위 말하는 착한 암이라고 불려진 데는
암세포의 성장 속도때문이다.
다른 암들보다 천천히 자란 다는 것인데 그뿐이다.
그렇다고 암세포가 활동 안한다는 건 아니어서
암세포가 진행되다가 결국 갑상선과 가까운
임파선에 전이되곤 하는데,
문제는 임파선은 몸 전체에 펼쳐져있는 장기라
그때부턴 퍼져나가는 속도가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주변에 이런 케이스로 갑상선암이라지만
돌아가신 분도 있다.
이게 케바케라 어떤 사람은 5년 지날때까지
추적관찰로 크기가 변하지 않는 사람이 있고
운이 나쁘면 크기가 엄청 커져버리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선택의 부담은
오로지 본인이 안고 가야한다.

  • 치료방법


갑상선암의 치료는 오로지 수술밖에 없다.
양성종양이라면 레이저로 태워버린다고 하는데
암은 암세포가 어느정도까지 뻗어있는지 알 수 없어서
딱 그부분만 태울 수 없다.
암세포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서
갑상선 전체를 절제하는 전절제와
나머지 한 쪽은 살리는 반절제가 있다.
반절제는 갑상선 기능을 완전히 잃지는 않지만
재발 위험요소도 안고 가야한다.

  • 약 복용


사실 문제는 수술만 있는 게 아니다.
그 이후의 후유증 관리를 평생 하고 살아야한다.
평생.
갑상선은 우리 몸에서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
갑상선 호르몬을 내보내서 온 몸에 활력이 돌게끔 한다.
그런 엔진을 떼어냈다고 생각한다면?
그래서 신지로이드같은 갑상선 호르몬을
인위적으로 먹어야한다.
매일 한 알씩 평생.
난 그 사실이 무척 부담으로 다가왔다.

반절제를 하더라도 반쪽을 잃은 갑상선이
온전히 하나의 역할을 하기가 힘들어서
결국 약을 먹어야 하는 건 비슷하다고 한다.
다만 약은 무척이나 작아서 물 없이도 삼킬 수 있어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그냥 꿀꺽 먹어버리면 끝이라나.

  • 수술자국

아무래도 몸에 칼을 댄 이상 칼자국이 남지 않을 수 없다.
목에다 직접적으로 칼을 대니
목을 보면 약간 빨간 주름같이 보인다.
딱 보면 대놓고 티는 안나지만 선이 있기때문에
그렇다고 아예 우리가 아는 깨끗한 목이 아니다.
그래서 목도리나 목티같은 걸 입는다고 한다.
겨울엔 그렇다쳐도 여름엔 그냥 다니는거지 뭐.

얼굴처럼 항상 보이는 목에 칼자국이 싫다면?
방법은 겨드랑이로 들어가 갑상선 수술하는
로봇치료가 있다.
단점은 가격이 직접치료에 비해 매우 비싸다는 것.
그리고 병원에선 잘 얘기해주진 않지만
로봇치료의 치명적인 단점은 림프절 손상이다.
겨드랑이는 상체의 쓰레기 배출구라고 불리는
림프절 중의 하나인데 이곳을 손상시켰으니..
상체순환이 잘 안되서 고생한다.
별 거 아닐거라 생각하지만 은근히 불편하다.
상체가 늘 부어있고 땡땡한 느낌.
물론 케바케라 이 단점을 비켜갈 수도 있긴 하지만
이것도 결국 해봐야 안다는 리스크가 크다.
사실 장점이라곤 목의 흉터가 생기지 않는다는 거지만
단점이 커도 너무 크다.
아, 겨드랑이에 흉터도 물론 생긴다.
어쨌든 쨌으니까.

이렇게 알아보면 알아볼 수록
수술이 하기 싫었다.
내 악성종양씨의 크기는 1.1cm 정도?
딱 권고 수준 크기로 내 갑상선을 다 도려내야한다니.

그렇다고 평생 추적관찰하고 살자니
항상 이 녀석과 함께 관리하면서 살긴 피곤하고.
왜 현대적 의학 기술 수준이 그렇게 발전했으면서
암세포를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방법밖에 없는건지!
게다가 갑상선은 다른 장기에 비해
뼈에 가려져있지도 않아서 바로 만져지기까지 하는데.

병원을 더 다녀보고, 마지막으로 아산병원에서도
같은 결론을 얻고나서야 나는 비로소 갑상선암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아, 얘를 어떻게 해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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